2023년 11월, 미국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는 인도-태평양 역내 미국의 확장억제·동맹보장 제고를 목적으로 한국(KIDA)·일본(NIDS)·호주(ASPI) 국방분야 국책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한 1.5트랙 확장억제 관련 공동연구를 제안하였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자 인도-태평양의 주요 당사국으로서 본 공동연구 참여를 통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차원에서의 핵사용전략·절차에 대한 이해 제고, △핵협의그룹(NCG) 및 한미일 안보협력의 지속성 확보, △한호·한일호·한미일호 등 양자·다자차원의 안보협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공동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1.5트랙 국제 POL-MIL도 추진하여, △현재 안보전략연구센터에서 국내 민간 전문가를 중심으로 수행하는 POL-MIL의 ‘국제화’를 통한 전략적·정책적 시사점 도출 확대, △북한 도발 시나리오에 대한 한미일호의 공동 위협인식 제고, KIDA의 국내외 위상제고에도 적극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제1차 한미일호 공동연구는 크게 두 가지의 대주제에 착목하였다. 첫째는 인도-태평양과 미국의 확장억제이다. 러우 전쟁 이후 러시아의 핵사용 위협 증대, 북한과 중국의 핵능력 고도화, 북러ㆍ북중ㆍ북중러의 협력 가능성이 미국의 확장억제 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한미일호 각국의 위협인식과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공동 대응방향 및 다양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둘째는 동시분쟁이다. 한반도와 대만에서의 동시분쟁 가능성에 대하여 국내외 다양한 연구가 이어져 왔으나, 1.0트랙에서는 해당 주제가 심도있게 다뤄지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1.5트랙 대화의 특수성을 활용하여 동시분쟁에 대한 한미일호 참여진의 토의를 통해 각국 별 위협인식, 우선순위, 대응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한미일호 4개 기관은 동시분쟁에 대한 공동시나리오를 개발하였으며, 각국별 1.5트랙 전문가를 구성하여 2024년 9월 하와이 카일루아-코나에서 제1차 한미일호 1.5트랙 공동회의를 개최하였다. 1일차 공식만찬을 시작으로 2일차 공동시나리오를 활용한 국제 POL-MIL을 개최하였으며, 3일차에는 심화토의를 통해 인도-태평양 안보환경, 전략적 안정성, 확장억제 전반에 대한 전략토의를 진행하였다. 1차년도 회의는 미국 LLNL이 주관하고, 한국 KIDA, 일본 NIDS, 호주 ASPI가 공동주최하는 방식으로 개최되었으며, 2025년 차년도부터는 순차적으로 역할을 로테이션하여 호주 ASPI가 주관, 이외 3개 기관이 공동주최할 예정이다.
본 공동연구를 통해 4개의 주요 목적과 성과를 달성하였다. 첫째, 한미일호 1.5 트랙 협의체를 추진·제도화·정례화하는데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평가된다. 총 50명의 한국, 미국, 일본, 호주 전문가(민간)와 정부 관료 및 실무진(전직 및 현직)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었으며, 1.5트랙의 특수성을 통해 보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 토의와 질의가 가능하였다. 이번 1차 회의의 성과를 바탕으로 제2차 회의를 위한 국가별 팀구성을 발전시키고 토의주제 및 방법도 심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억제(deterrence)·보장(assurance)·전략적 안정성(strategic stability)에 대한 4개 국가의 인식·접근·전략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었다. 특히 한반도와 대만에서의 동시분쟁 가능성을 다루는 POL-MIL이 진행되며, 한 명 이상의 행위자에 의한 기회주의적 침략 가능성, 위기관리의 필요성, 억제방안을 토의하고, 그 과정을 통해 한미일호 4개국의 전략적 우선순위와 상황평가에서의 차이점을 식별할 수 있었다. 한국, 미국, 일본, 호주의 이해관계가 때로는 수렴하고 때로는 차이점을 보이는 동안 위협환경에 대한 인식과 대응방향을 조명하는데 효과적이었으며, 특히 전쟁 종결을 위한 전제조건 및 요구사항의 차이점도 식별할 수 있었다.
셋째, 3일간 공식 및 비공식 토의를 통해 한미일호 참여진간 밀접한 교류가 가능하였다. 진솔한 토의를 통해 억제·확장억제 주제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뛰어넘는 질문들을 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미국의 선언적 정책의 적확한 맥락과 목적에 대한 인사이트도 도출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기존 확장억제에 대한 논의가 양자관계의 틀에서 이어져왔던 것이 4개국 참여자간 이루어지면서 각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이해, 미국과의 관계, 주요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넷째, 공동연구를 통해 과거 국내 플레이어 또는 한미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진행된 POL-MIL을 한미일호라는 4자 차원으로 확대하여 개최한 점도 주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KIDA가 그동안 수행하였던 POL-MIL 기능을 확대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제고에도 기여하였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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