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둘러싼 각국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경쟁은 군사부문뿐 아니라 민간부문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우주 관련 기술이 민군양용의 이중용도성을 강하게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이러한 우주의 글로벌 경쟁을 분석한 연구가 매우 드물었다. 이에 본 연구는 이러한 글로벌 우주경쟁의 양상을 ‘경쟁적 안행모형(Flying Geese Racing Model)’이라는 틀로 설명해보고자 시도하였다. 

기존의 국제무역에서 사용하던 안행모형에서 차용하여 본 연구의 목적을 위해 변형을 가한 경쟁적 안행모형은 기본적으로 각국의 우주능력이 차등적으로 배열되어 기러기 떼와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무리를 지어 우주의 평화적 이용과 우주의 군사적 이용, 나아가 우주의 무기화라는 개념적 영역을 통과해가고 있다고 이해한다. 다만, 이러한 모습을 제외한 실제 작동 메커니즘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가정하였다. 즉, 이러한 기러기 떼의 유지와 비행은 상호협조적인 측면보다 경쟁의 메커니즘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각국이 안행을 펼치는 동기도 정치적 상징성, 경제적 잠재성, 군사적 활용성의 3가지 축으로 파악하였다. 

우주개발을 위한 과학기술의 특성과 국가적 수준의 자원이 투입되는 우주 프로그램의 특성상 이들 3축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우주 개발의 성취를 통해 국민들의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이를 통해 정권의 지지도를 확보하는 정치적 상징성은 우주 개발의 초기부터 중요하게 인식되어 왔다. 현대전의 개념하에서 우주의 군사적 활용도 및 필요성, 경제적 잠재성도 훨씬 가시화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안행을 구성하고 있다고 도출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 인도 등의 우주 강국들의 공개된 전략을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실제로 경쟁적 안행모형에서 설정한 방식으로 우주전략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경쟁적 안행모형에서 제시한 안행의 양상을 잘 보여주는 분야가 각국이 현재 활발히 추진 중인 우주군의 창설과 우주무기 개발 계획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본 연구에서는 우주 강국들의 우주군 창설을 기존 조직과의 관계를 기준으로 크게 출산형, 독자형, 진화형, 접목형의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국가별로 대입해보면 미국은 우주군이 별도의 군종으로 독립한 출산형에, 중국은 별도의 군종이나 전적으로 우주에 한정된 것이 아닌 기타 임무도 동시에 수행하는 독자형에, 기존의 공군을 항공우주군으로 발전시키려는 일본과 프랑스는 진화형에, 우주군을 창설하였으나 기존의 조직에 다시 통합한 러시아는 접목형에 각각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글로벌 우주경쟁의 기러기 떼에서 한국은 어디에 위치하고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그리고 이러한 경쟁의 구체적인 발현으로서 우주군에 대해서 어떠한 접근을 취해야 할 것인가를 정책제언에서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