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영국은 소요군과 방산업체 간의 ‘낙관주의 담합’과 수요자-공급자 간 경계 모호성으로 인해 만성적인 비용 초과와 전력화 지연을 겪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영국은 DE&S를 ‘맞춤형 거래기관(BTE)’으로 전환하여 내각부의 공무원 인사 통제에서 벗어나게 하였고, 기존 연봉을 상회하는 파격적 보상으로 최고급 민간 전문 인력을 영입해 조직의 독립성을 확보했다. 이와 동시에 단일공급규제원(SSRO)을 신설하여 비경쟁 수의계약 시 업체의 원가입증 책임을 법제화하고, 리스크 연동 이윤율을 엄격히 통제했다. 더 나아가 최근 2024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반영하여, 완벽한 성능을 고집하는 대신 최소 전개 가능 장비를 조기 배치하고 지속 개량하는 ‘나선형 개발(Spiral Development)’을 기본 원칙으로 삼는 통합획득모델(IPM)을 도입해 획득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이러한 영국의 혁신은 잦은 순환보직으로 상업적 전문성이 단절되고 낡은 기획관리체계에 머물러 있는 한국의 국방획득체계에 중대한 교훈을 제공한다. 우리 군과 국방획득조직이 글로벌 방산시장의 ‘지능형 고객’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유연한 인사 특례와 독립성 보장, 수의계약 원가 투명성의 법적 의무화, 예외적 패스트트랙이 아닌 ‘나선형 개발’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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